1.
여러분들은 2층 한옥을 본적 있나요? 조선의 창덕궁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베르사유 궁전은 3층 건물입니다. 심지어 일본 상인들의 집들 조차 2층 인데 말이죠.
왜 한옥은 모두 1층일까요? 심지어 왕이 사는 궁궐 조차도 1층입니다. 과연 조선의 건축기술이 유럽이나 일본 보다 못해서 그랬을까요?
2.
조선의 건물이 1층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먼 과거로의 여행이 필요합니다. 우리 나라는 대표적인 몬순기후에요. 몬순기후 뭔지 아시죠? 반년 주기로 기후가 확확 바뀌는 그런 기후를 몬순기후라고 합니다.
여름에는 고온 다습하고, 겨울에는 한랭 건조한. 극단적인 기후 아시죠. 우리나라 같이 연교차가 60도씩 발생하는 그런 기후를 말합니다. 여름에는 당연히 습기가 많겠죠?
습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싱가폴은 1층을 비우고 2층 부터 건물을 지으면서 땅의 습기를 피하도록 설계를 하고, 일본은 다다미방 이란 것을 만들었죠.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했을까요? 바로 '온돌 문화'를 발전시켰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피워 바닥 전체를 온열로 데우는 그런 방식입니다. 습기는 기본적으로 없어집니다. 겨울에는 엄청 따뜻하죠. 그런데 온돌의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아궁이와 접한 부분만 난방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2층으로 건물을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2층에 아궁이를 피우는 것은 불가능 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온돌이 아닌 벽난로로 난방을 했던 유럽은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몇층이고 건물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복충 건물을 지을 수 있었던 겁니다.
3.
전 세계적으로 권력자와 부자들의 건물은 높습니다. 유럽의 성과 일본 오사카 성만 봐도 3~4층으로 지어졌죠. 그렇다면 온돌문화여서 1층 밖에 지을 수 없었던 조선은 어떻게 했을까요? 옆으로 길게 지었습니다. 어차피 1층 밖에 지을 수 없었기 때문이겠죠. 종묘와 사직을 상상해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거에요.
이토록 건축이 재밌습니다. 자연 환경과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바로 건축인 것이죠. 추석의 첫 날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