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제가 2달 정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느낀 점은 이겁니다. "돈을 벌기는 어렵지만, 아끼기는 생각보다 쉽다." 바로 체험단 덕분인데요.

요즘 체험단 엄청나게 많죠. 저는 8월 10일에 체험단을 시작했으니까 아직 1달이 되진 않았네요. 너무 빨리 후기를 올리는 감도 없지 않지만, 체험단을 할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들께 분명히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포스팅을 결심했습니다.

우선 지난 8월에 미친듯이 해보았던 체험단 결산입니다. 우선 총 42개 체험단에 선정되었고, 아낀 금액은 1,448,600원이네요. 8월 10일 ~ 8월 31일 동안 선정된 것이니 정확히는 3주 입니다.

여기에는 춘천 글램핑 여행이 포함되어 있고요. (이게 가장 금액이 컸습니다.) 나머지는 전부 맛집과 카페 체험입니다. 아! 사주 체험도 1건 있었네요.

저는 처음이라서 재미도 있고, 신기해서 마구잡이로 신청을 하고 선정되었던 것 같아요. 막상 해보니 분명 생활비 아끼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희는 맞벌이에 주말부부라서 집에서 요리는 전혀 안하고 전부 외식을 하거나 포장/배달해서 먹거든요. 체험단이 그런 부분에서는 저희 가정에 큰 도움이 되는 건 맞습니다. 어차피 나가서 사먹을거 공짜로 먹는 거죠.

원래 1주에 외식비만 2~30만원 지출했었는데, 그 돈이 그대로 굳은 거에요. 그래도 저는 체험단에 대해 반반입니다. 장점도 많고, 단점도 분명히 있죠.

그래서 제가 지난 1달간 체험단을 해보고 느낀 장단점을 설명해보려 해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저 같은 실수 하지 마시라고요)

 

우선 체험단의 장점은 앞서 말씀드린데로, 생활비를 엄청나게 많이 아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여행 경비가 하나도 들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신세계였어요. 춘천 여행을 가는데 글램핑 (20만원), 2끼 식사와 카페 2곳, 거기서 구워먹을 고기까지 전부 체험단으로 해결했거든요. 총 40만원 가까운 여행 경비를 아꼈습니다.

그런데 모든 일에 장점만 있지는 않겠죠. 문득 걱정이 되더군요. 체험단은 공짜가 아니 잖아요. 제 블로그에 홍보성 글을 올려주는 댓가로 제품을 제공하는 건데요. 어느 순간 제가 순수하게 경험한 글들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체험단 글들로 채우고 있더라고요. 제가 전업 블로거도 아니고, 하루에 글을 여러개 쓰기도 어려워서 결국 마감일이 임박한 체험단 글 위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의미와 재미가 뭐였는지 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제 블로그와는 결이 다른 분야를 올리는 것. 저는 여행과 맛집을 전문적으로 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사주풀이 리뷰를 하고 있더라고요. 일부 배송상품들도 제 블로그와는 결이 맞지 않았고요. (간장게장, 전복장, 새우장 등등)

뭔가 잡블로그가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40개가 넘는 체험을 해서 리뷰 임박에 대한 압박도 엄청 심해요. 블로그의 재미가 반감되었다고 할까요? 뭐든지 과유불급입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교통비가 더 나온 날도 있어요. 15,000원짜리 커피 마시러 택시타고 홍대 간적도 있습니다. (그날 아들하고 같이 나갔는데, 너무 더워서 도저히 걸을 수 가 없었어요.)

3.

체험단을 저 처럼 남발하다가는 아무도 제 글에서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겠죠? 누적 방문자 1억명을 돌파하신 파워블로거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체험단 1개 쓰면 다른 글들을 3~4개는 써야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체험단 글이 더 많아지는 순간 블로그는 망한다고요.

저도 그래서 체험단 1개 쓰면 다른 글을 어떻게든 쓰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직장이 있기 때문에 사실 글을 더 많이 쓰는 것은 무리고, 체험단을 줄이는게 정답인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정말 엄선해서 신청을 하려고요.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체험단을 하면 큰 문제도 없고, 오히려 블로그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리해 봅니다. (여행과 맛집 블로거 기준이에요)

① 평소에 정말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

② 여행을 가고 싶은 지역의 숙소

③ 가게 인테리어가 특이한 식당

④ 일반적이지 않은 특이한 메뉴

⑤ 지역 행사 체험 (기자단)

뭐 앞으로는 이정도 기준을 잡고 체험단을 신청하려고 합니다. 저기에 해당되는 것들은 체험을 하더라도 제가 진솔되게 정보를 전달해 드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아무튼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뭐든지 남발하면 안되고, 공짜 너무 좋아하면 결국 망한다는 점입니다. 블로그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고민해보고, 저 처럼 체험단 남발해서 고생하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