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승진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승진을 잘 한다? 그 질문 자체가 틀렸다. 승진은 '하는' 것이 아니고, '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동형이 아닌 남이 시켜줘야 되는 수동형이라는 뜻이다.

내가 승진을 할 수 있다는 오만을 버리는 것이 승진이 잘 '되는' 시작점이다. 이를 명심하고 아래 다섯 가지를 잘 지킨다면 누구나 지금 보다 2단계는 더 승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1. 바로 윗 상사의 가치를 올려준다

보통은 자신의 능력을 고위 임원님들께 직접 어필하고 싶어한다. 내가 돋보이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이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내가 당장 상사를 제치고 한 두번 칭찬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게 승진으로 이어 진다는 것은 본인만의 희망사항이다.

당신도 관리자가 되보면 안다. 직원들한테 뭐로 칭찬했는지 하루만 지나도 기억도 안난다. 심지어 이름도 기억 못한다.

오히려 무능해 보이는 직장상사는 결정권자들과 여러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짬을 무시하면 안된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당신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 무능한 직장 상사다.

당신이 잘 보이고 싶은 임원들에게 당신이 아닌 당신의 상사를 인정받게 만들라. 그 보답은 10배 이상으로 돌아온다.

2. 임원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임원들은 외롭다. 물론 나는 임원은 아니다. 회장 비서실에서 4년을 근무했고, 계열사 비서실장도 1년을 하며 느낀 것이다.

직급이 오를 수록 좋은 점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나쁜 점이 있다. 직장 내에 속 터놓고 말할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본인에게 좋은 말만 해대니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 수가 없다.

이러니 본인에게 상담을 요청하고, 인간적 고민을 나누는 부하직원은 각별해진다. 임원들에게는 본인 잘난 걸 어필하기 보다는 고민상담을 하고 조언을 구해봐라. 그들은 생각보다 친절하다.

3. 지식으로 두려움을 없앤다.

일을 잘하려고 일을 열심히 한다? 맞는 말인가? 일을 잘하려면 공부를 해야한다. 특히 독서를 많이 해야 하는데 어휘력이 풍부해야 이해력과 소통력이 향상되어 어디가나 돋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부하직원들에게 '엉덩이로 일하지 말라' 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일을 잘하려고 쓸데 없이 오래 앉아 있지 말라는 뜻이다. 그 시간에 빨리 퇴근 해서 책보고 공부하는게 회사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좋다.

4. 작은일을 시킬 때 더 잘한다.

보통 작은일을 시키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때가 절호의 기회다. 사람은 '서프라이징' 할때 상대를 인정한다. 즉, 기대치를 넘어서야 한다.

기대치를 넘기는 방법은 두가지다. 첫째는 정말 기대치 보다 더 잘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작은 일을 시킬 때는 큰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조금만 더' 잘 해보라. 큰일 할때 드는 노력을 1/10도 안하고 인정 받을 수 있다.

특히, 센스있는 직원으로 예쁨 받기 쉽다.

5. 실패에 우아하라.

마지막으로 실패에 의연히 대처해야 한다. 직장생활은 긴 호흡으로 해야 한다. 1~2년 하고 말것이 아니다. 그래서 칭찬에 겸손하고, 실패에는 우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일희일비' 하게 되고, 조울증 환자가 되어 버리기 쉽다. 가벼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길 관리자는 단 한명도 없다.

내게 닥친 시련과 성공은 눈앞에 치는 파도와도 같다. 파도는 계속 드나들지만 바다의 본질은 지평선 넘어에 있다.

나는 이제 미니은퇴를 준비하지만, 지금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항상 승승장구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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