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 출장을 다녀온 기념으로 평일 하루를 쉬고 있습니다. 아들 학교 보내고, 뭐할까 고민하다가 맥주 한잔 마시며 넷플릭스를 보기로 했는데요. 강렬한 예고편 <서울대작전>이 눈에 띄네요. 송민호의 반항적인 이미지를 좋아하는데, 빨간 츄리닝을 입은 송민호가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안보신 분들이 훨씬 많을 것 같아서 스포는 생략하고 저의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결론적으로 '애매하다' 라고 평가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애매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먼저 출연진들이 엄청나게 화려한데 딱히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고요. 문소리와 유아인 둘 다 역할에 잘 녹아들지 못한 것 같네요.
화려한 출연진과 빈약한 캐릭터
가장 먼저 '지적' 하고 싶은 것은 저렇게 좋은 배우들을 왜 이렇게 밖에 활용하지 못했을까 입니다. 의문이 드네요. 문현성 감독은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준수한 연출력을 보여준 바 있는데요. 글쎄요. 이번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에서는 완전 실망스러운 수준이네요. 아주 아주 솔직하게 말해서 자동차가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입니다.
유아인, 문소리, 김성균, 오정세, 정웅인, 고경표, 이규형 등 연기파 배우들과 더불어 송민호, 옹성우, 박주현 등 아이돌까지 대거 출현을 했는데 누구 하나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특히, 오정세 배우는 어느 작품에 나오더라도 존재감을 발산하는 씬스틸러인데 이번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합니다.
문소리와 유아인은 미스캐스팅
가장 카리스마 있어야할 두 주인공이 제 생각에는 미스캐스팅이 아닌가 싶네요. 문소리는 대통령까지 마음대로 주무르는 대한민국 최고의 거물로 등장하는데요. 뭐랄까. 전혀 악당 같지가 않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악독하면서도 팜므파탈 이어야 되는 역할이거든요. 그런데 둘 다 놓친 것 같네요.
유아인도 연기 변신을 꽤한 것 같긴 한데, 잘 안어울려요. 지옥에서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은 엄청난 연기를 보여줘서 기대를 하게되는 배우 중 한명이었는데, 서울대작전에서는 계속 인상만 쓰고 있어서 실망했습니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 두 주인공이 전혀 뇌리에 박히는 연기를 해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배우의 잘못인지 감독의 잘못인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나마 카채이싱(Car Chasing)은 볼만함
유일하게 볼만한 것은 자동차 추격씬 카채이싱입니다. 흰색 각그랜저, 스텔라 등 1988년에 소위 잘나가던 국산차들을 구경할 수 있는 재미도 있고요. BMW 구형 모델들도 나오네요. 그런데 그렇다고 엄청나게 화려한 건 또 아니에요.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이미 눈이 높아질데로 높아져서 각그랜저 하나만으로는 국내 영화 매니아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역부족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1988년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은 인정
제작진들이 1988년을 재현하기 위해 카세트테이프, 흰색 각그랜저, 영웅본색 포스터 등 많은 소품을 준비한 것은 인정합니다. 특히 초반에 나오는 종로3가역 앞 재현은 정말 제가 어릴적 보았던 모습 그대로네요. 영화의 재미와는 별개로 이런 부분을 보는 재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께서 귀중한 휴가 1일을 할애하여 봐야하냐고 한다면 저는 무조건 비추합니다. 넷플릭스 보는게 주말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보셔도 된다고 말씀드릴 순 있겠네요.
저는 별 감흥없이 본 넷플릭스 서울대작전 스포없는 솔직 리뷰였습니다. 별점은 1개☆ 줍니다. 내 피같은 휴가 하루 헌납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