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산 킨텍스에서 회의가 있었다. 회의 후 점심으로 '나주곰탕 킨텍스점'에서 나주곰탕을 먹게 되었다. 원래는 보쌈정식을 먹고 싶었지만, 품절이 되어 계획에 없던 곰탕을 먹게 된 것이다. 이유야 어쨌건 곰탕을 먹다 보니 궁금한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곰탕의 유래가 뭐지? 곰탕 설렁탕 차이가 도대체 뭘까? 나주곰탕이 유명한 이유는?
이런 저런 궁금증이 꼬리를 물자 곰탕이라는 음식이 너무 재밌게 느껴졌다. 하루 종일 이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 밤늦은 시간에 숙소로 돌아왔음에도 바로 인터넷 서칭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공부한 곰탕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바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곰탕 유래 :: 푹 고아서 곰탕
곰탕은 고기와 뼈에 물을 많이 붓고 약한 불로 오랫동안 푹 고아 맛이 진하고 국물이 뽀얗게 만든 음식이다. 옛날에는 이 처럼 아무것도 없는 맹물에 고기를 넣고 끓은 것을 공탕(空湯)이라고 불렀는데, 여기에 오랫동안 고았다는 의미가 더해져서 곰탕이 되었다고 한다.
단어 자체의 뜻으로만 풀이해보아도 곰탕이라는 말이 참 적절하다. '고다'의 '고(膏)'는 기름지다는 뜻이다. 따라서 '고음(膏飮)'은 기름진 음식이라는 뜻이 된다. 고음의 준발이 '곰'인데 여기에 '탕'이라는 글자를 붙이면 곰탕이 된다.
곰탕 효능 :: 노화방지, 피로회복
곰탕은 '뼈와 살이 시간과 함께 녹아 내려' 뽀얀 국물로 재탄생한 신비한 음식이다. 곰탕은 설렁탕과 더불어 한식의 국물을 대표한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기력을 회복시키는데 최고의 음식이다. 또한, 영양성분이 국물에 우러나 훌륭한 영양식일뿐만 아니라 노화방지와 피로회복, 빈혈예방에도 탁월하다.
곰탕 설렁탕 차이 :: 고기국물 vs 뼈국물
흔히들 곰탕과 설렁탕을 같은 음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곰탕과 설렁탕은 완전히 다른 음식이라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곰탕 설렁탕 차이가 재료에서 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곰탕은 뼈가 아닌 고기와 내장을 오랫동안 끓여서 만드는 반면, 설렁탕은 사골과 뼈를 고아서 만든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뼈국물'이 바로 설렁탕이다.
그래서 사골과 뼈로 만든 설렁탕이 뽀얀 반면, 고기로 고은 곰탕은 냉면집 육수 같은 색깔을 띄는 것이다. 간을 하는 방법도 다른데 곰탕은 간장으로 설렁탕은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곰탕 설렁탕 차이를 더 쉽게 말해 <곰탕 = 고기국물, 설렁탕 = 뼈국물> 인 것이다.
그러나 경상도 지방에서는 뼈와 사골을 고은 국물을 곰탕이라고 흔히 불러왔기 때문에 그 경계가 모호해진 것도 사실이다. 경상도에서 유명한 영천곰탕, 진주곰탕, 현풍곰탕은 사실 설렁탕에 더 가깝다. 뼈와 사골로 우린 뽀얀 국물이기 때문이다.
고기국물의 대표는 나주곰탕이다. 나주곰탕은 갈색의 투명한 고기국물에 여러 고명을 얹어 먹는 고급 국물 요리이다.
왜 하필 나주곰탕일까?
곰탕 설렁탕 차이도 궁금했지만, 또 궁금한 것이 있다. 왜 그 많은 지역 중에 나주에서 곰탕이 유명한 것일까? 그러나 나주에서 곰탕이 유명한 이유는 생각보다 허무하다.
나주가 곡창지대여서 장이 모여 고기 유통이 좋았다는 설도 있지만, 일제강점기에 나주에 '다케나카' 통조림 공장을 세워서 갑자기 유명해졌다는 설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다케나카'에서는 소고기 통조림을 주로 만들었는데, 통조림용으로 쓰지 못하는 소고기 부위를 주변 시장에 싸게 내다 팔았고, 이것으로 곰탕을 끓여 1910년 처음으로 상표 출현한 것이 '나주곰탕' 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최초 곰탕 브랜드인 것이다.
지금까지 곰탕의 유래, 곰탕의 효능, 곰탕 설렁탕 차이, 나주곰탕이 유명한 이유까지 알아보았다. 시간이 만들어낸 신비한 국물 '곰탕'. 큼직한 깍두기 한조각에 소주 한잔 하며 인생의 깊은 맛을 음미해보기 바란다